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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개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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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작성일23-03-08 12:10 조회2,0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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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차 농사를 준비하면서 그동안 하동화개에서 차를 만들며 익힌 공부와 경험을 반성하고 정리해 본다.
 
우리차는 보성이나 제주도에서 나는 기계식 찐차와 하동에서 나는 수제식 덖음차로 크게 나누어지는데, 하동차의 주산지는 화개이다. 하동군의 최북단에 위치하여 섬진강과 화개천이 흐르고 지리산 연봉이 감싸고 있는 화개동천(花開洞天)은 우리차의 보고(寶庫)이자 성지(聖地)이다.
 
고려시대 이규보와 세종조 하연 등인은 화개차를 노래하였고, 초의의 동다송에는 화개의 차밭과 칠불사 차가 묘사되어 있으며, 범해의 차시에는 화개차가 선두에 있고, 추사가 가장 좋아한 차는 쌍계사 차였다. 그리고 1980,90년대 우리차 부흥기에 절이나 차교실에서 주로 마시던 차는 화개차였다.
 
그렇다면, 우리차를 대표하는 화개차는 정말로 지리산 야생 구증구포 가마솥 손덖음 녹차일까?
 
 
1. 우리차의 연원
차의 기원을 두고 ‘신농해독설’이나 ‘달마안피설’을 드는 이가 많은데, 신화나 전설이라서 믿기가 어렵다.
 
차나무는 동백나무과에 속하니 중생대에 인도차이나 북부와 중국의 서남부를 아우르는 조엽수림 지대에서 생겨났을 것이다.
 
동아시아에서는 역사의 시작과 더불어 차가 기술되어 있고, 육우 다경의 팔지출을 보면 당대에 이미 중국의 중남부 전역에서 차가 생산되고 있다.
 
우리차의 시작이 화개차라고 우기는 이들이 있는데, 그 근거가 삼국사기의 흥덕왕조에 ‘김대렴이 중국에 사신으로 갔다가 차씨를 가지고 돌아와 왕명에 따라 쌍계사 주변에 심었다’라고 적혀있다는 것인데, 소위 ‘쌍계사 시배지설’이다.
 
1. 그 기록에 쌍계사는 없고 지리산만 있다. 2. 그 대목 뒤에는 우리차가 선덕여왕 때도 있었다고 적혀 있다. 3. ‘도입 중국차 시험재배설’과 ‘우리차 시배설’은 다르다.
 
八之出
山南以峽州(湖北宜昌)上, 襄州(湖北襄陽), 荊州(湖北荊州)次, 衡州(湖南衡陽)下, 金州(陝西安康), 梁州(陝西漢中)又下.
淮南以光州(河南光州)上, 義陽郡(河南光州), 舒州(安徽六安)次, 壽州(安徽壽縣)下, 蘄州(湖北黃岡), 黃州(湖北黃岡)又下.
浙西以湖州(浙江湖州)上, 常州(江蘇常州)次, 宜州(湖北宜昌), 杭州, 睦州(杭州淳安), 歙州(安徽歙縣)下, 潤州(江蘇鎭江), 蘇州又下.
劍南以彭州(四川)上, 綿州(四川綿陽), 蜀州(四川崇州)次, 邱州(雲南南華), 雅州(四川雅安), 瀘州(四川)下, 眉州(四川), 漢州(四川)又下.
浙東以越州(浙江紹興)上, 明州(浙江寧波), 姿州(浙江)次, 臺州(浙江省)下.
黔中生恩州(湖北恩施), 播州(貴州遵義), 費州(貴州), 夷州(臺灣省), 江南生鄂州(湖北省), 袁州(江西省), 吉州(江西吉安), 嶺南生福州, 建州, 韶州(廣東), 象州(廣西來賓). 其... 十一州未詳. 往往得之, 其味極佳.
<약해> 차는 사천, 운남, 섬서, 하남, 호북, 호남, 안휘, 강소, 절강 등지에서 난다... 강서, 귀주, 광서, 광동, 복건, 대만 등지의 차들을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이따금 얻게 되어 마셔보니 맛있더라.(다경 팔지출에서)
 
 
2. 화개차는 야생차가 아니다.
동다송에 '화개의 차밭은 4~50리에 걸쳐서 비단결처럼 펼쳐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다'라는 구절이 있다.
 
화개차에 관한 시문과 사료를 살펴보면, 화개는 고려와 조선에 걸쳐서 우리차의 대표적 산지였으며, 왕실과 관아와 군영에 대한 공납의 폐해도 극심하였다.
 
200년쯤 전에 초의스님이 보았던 화개의 차밭은 야생차가 아니다. 차농사를 짓는 사람이라면 차밭을 2,3년만 방치하면 차나무가 웃자라고 풀과 칡이 뒤엉켜서 찻잎을 따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

차나무가 잘 죽지 않으니, 우리가 어렸던 1970년대에도 대나무 아래나 바위틈 사이에 남아있던 차나무를 볼 수가 있었으나, 일삼아 차나무를 가꾸어 차를 만들어 파는 이는 드물었다.
 
오늘날 화개지역 차밭의 넓이는 200년 전을 넘어섰다. 이는 1980년대 이후에 화개의 농민들이 땅을 일구어 차씨를 심고 차나무를 기르고 가꾼 노력의 결실이다.
 
지리산과 섬진강과 화개천을 끼고 있는 화개가 좋은 차가 나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것은 맞으나, 화개의 차나무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3. 화개차는 가마솥 덖음차일까?
200년쯤 전의 우리차에 대한 시문들을 훑어보면 잎차와 덩이차와 찐차와 덖음차가 다 함께 있었던 것 같은데 구체적인 제다법은 적혀있지가 않고, 우리차의 명맥이 거의 단절되었던 1970년대에는 드물게 찻잎을 찌거나 데쳐서 익히기도 하였으나 부뚜막에 걸린 밥 짓는 가마솥에서 덖어 익히는 것이 일반적이었고, 명확하고 세밀하게 전승된 쓸만한 제다법이 없었다.
 
육다경에서는 가마솥(釜)에 시루(甑)를 올려놓고 찻잎을 쪄서(蒸) 익혔으며, 다신전에서는 노구솥(鍋)에서 찻잎을 덖어 익히고(急炒) 덖어 말렸다(焙乾).
 
18,9세기에 찻잎을 덖는 노구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오늘날에는 부뚜막에 걸터앉아 가마솥에 찻잎을 덖는 이는 드물고, 개량을 거듭한 노구솥이나 전동식 원통형 솥으로 찻잎을 덖는다.
 
그러니, 일본색이 다분한 가마솥 덖음차(釜炒茶)보다는 그냥 덖음차(炒製茶)로 부르는 것이 좋겠다.
 
 
4. 구증구포로 만든 차는 공전절후하다.
차나무의 새순과 새잎은 여리고 부드러워서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구우면(九蒸九炰) 타서 재가 될 것이니, 그렇게 만든 차는 앞에서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쪄 익히기는 덖어 익히기에 비하여 한꺼번에 많이 만들 수 있지만, 완성차에서 풋내가 나고 그 맛은 쓰고 떫다(生澁).
 
덖어 말리기는 널어 말리기에 비하여 어렵고 힘들지만, 제대로 덖어 익히고 덖어 말린 차의 향미는 달고 매끄럽다(甘潤).
 
다신전의 원전인 장원 다록의 조다편은 400여년 전에 완성된 강소성의 덖음녹차제조법인데, 그 요체는 ‘뜨거운 솥에서 빠르게 덖어 익히고, 열도를 점점 낮추어 가며 덖어 말린다(候鍋極熱急炒 漸漸減火焙乾)’이다.
 
찻잎의 함수율에 맞추어 솥의 열도를 적절하게 조절해주지 못하면, 타거나 눓거나 뜨게 된다. 예전에는 솥을 수차례 들락날락하면서 덖어 익히기와 덖어 말리기를 하였는데, 지금은 전동식 원통형 솥으로 둘 다 한번에 끝낼 수 있게 되어서, 완성차의 형색향미기가 더욱 정순(淨純)해졌다.<220318春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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